2009년 9월 8일 화요일

[단편소설] 심각한 하루

프롤로그

변화란것은 쉽게 다가오지 않는법이다.

심각하게 무언가를 고민때리고 마음을 다지고, 삶을 되돌아 보고자

무한한 다짐과 목표들을 세우지만…

결국 변화란것은 ....

 

 

 

새벽

새벽에 길바닥을 아무생각없이 쏘다니는데…

앞에 러시아인 커플이 걷고 있다.

역시 러시아 계집은 이쁘다.

그 찰나…

쨍그랑~ 째쨍그랑~ 소리와함께

반짝이는 두개의 무언가가 떨어진다.

그 러시아커플은 뒤돌아 그것을 바라본다.

나도 바라본다.

떨어진 그것은 1마오짜리 동전.. 한화로 약 20원에 해당하는 동전 2개였다.

보고서는 아무것도 아닌듯냥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어떻게 저럴수 있지? 40원은 돈도 아닌것인가? 갑부인가?

라는 생각과 동시에 나는 0.000001초동안 무자비하게 많은 생각들로 두뇌를 혹사시킨다.

줏어 말어? 혹 저 커플이 돌아보면 어쩌나,, 그지로 나를 볼것이 아닌가? 본다면 줄려고 줏엇다고 하면되나? 가만히 서서 노래를 부르다가 아무도 없을때 줏어 말어? 등등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이게 지금 뭐하는 개지랄인가 생각을 하고는 바로 그 동전을 주어 호주머니에 넣는다.

 




아침

아파트 엘레베이터가 고장이 났다.

8층까지 가야하는 내가 한숨이 푹푹 나오지만 어쩔수 없이 계단으로 올라간다.

1층

2층

3층

4층

그리고 5층

무언가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소리가 들린다.

“응? 뭐지?”

어떤 병신같은 남자 한명이 바지를 입다만채로 헐레벌떡 도망간다.

대충 3초정도의 시간인데 그 순간 나는 그 남자의 흥분해버린 그것을 보게된다.

아파트 5층 베란다에서 도데체 무슨 광경을 보거나 상상했기에 ddr을 했던것일까?

누군가가 걸어오는 그 긴장감이 그를 흥분시켰을까?

20미터 아래 여자들끼리 걸어가는 그 광경을 보고 흥분을 했을까?

아니면 사랑하는 여자의 집 문짝에 귀를 대고 소리를 들으며 흥분을 했을까?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이게 지금 뭐하는 개지랄인가 생각을 하고는 다시금 8층을 향해 올라간다.




 

점심

할게 없거나 루즈하고 삶이 재미없을때 시간은 멈춘듯이 느리게 간다.

경험해보아서 알지만 아무리 시계를 쳐다봐도 아무리 오랜시간이 흘러도 시간은 언제나 5분이상 흐르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은 삶이 재미도 없고, 딱히 땡기는것도 없으며, 나태하며, 분주하지 않고, 여유롭다못해 지나치게 한가롭다.

참 아이러니 하게 시간이 매우 빨리 흘러간다. 이따금씩 시계를 바라보면 3시간이 흘러가거나 창문밖을 바라보면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간다.

그렇다면 나는 삶을 즐기고 있는것인가? 오늘도 아무것도 한게 없는데 이룬것이 없는데?

참 신기하다. 시간이란 상대적인 개념따위는…




 

저녁

애인과 밥을 먹는다.

옆테이블에도 커플이 밥을 먹는다.

가만히 바라본다.

말이 없다.

싸운거 같지는 않은데 남자고 여자고 지극히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말이 없다.

말이 없다.

나는 다르다.

나이도 비슷해 보이는데 저렇게 무의미하게 식사를 하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내사랑을 바라본다.

문뜩 내가 옆에 앉은 커플에 대해 생각을 할동안

그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생각해본다.

미안하기만 하다.

애써 머릿속에서 쥐어짜내어 재미있는 말을 하려고 생각을 한다.

오랫동안 생각을 하고 힘들게 말을 꺼낸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

“………………응”




 

잠이 들기전에 항상 기도를 하려 한다. 그리고 언제나 갈등때린다.

누워있는 채로 두손을 꽉모아서 기도를 해도 되려나?

아니면 아래로 내려와 무릎을 꿇고 다소곳이 기도를 해야 하려나?

저번주에,,, 저저번주에,,,그리고 저저저저저저저저저저저번주에도 교회를 안갔는데…

이런 기도 하면 좀 괜찮은걸까? 나는 하나님을 믿고 있는것이 맞을까?

하루종일 어려웠던.. 힘들었던… 혹은 즐거웠던 것들을 하나님께 감사하려 기도하려고 하는것뿐인데도…

그 준비단계에서 벌써 고민을 때려본다.

결국 나는 스윽…하고 누운채로 손을 모아 속으로 하나님께 말을 건네고 잠을 청한다.

오늘하루 감사했습니다. 하나님…

 

 

 

 

에필로그

변화란것은 쉽게 다가오지 않는법이다.

심각하게 무언가를 고민때리고 마음을 다지고, 삶을 되돌아 보고자

무한한 다짐과 목표들을 세우지만…

결국 나는 변화란것을 내일로 미뤄놓는다.

내일로 미뤄놓는다.

내일로…

 

댓글 20개:

  1. 하하 또다른 소설인가요?? ㅎㅎㅎ

    저번 소설의 후작은 아직인것 같은데..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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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거..이거.. 무슨 수필처럼.. 수기처럼..^^

    하루의 일상을 재미있게, 하지만 가볍지 않게 적어내셨군요.

    잘 보았습니다.



    **미국의 억만장자재벌들을 상대로 실험을 했는데, 그 실험인즉슨,

    "계산착오로 금액(아주적은금액)을 더 받았으니 찾아가십시오"라는 메세지를 보내니 그 지구상의 최고의 부자들의 상당수가 받아가더라는 것입니다. 그 금액을 조금씩 줄여 나중에 거의 몇 십원수준으로도 낮췄는데도 부동산재벌 트럼프씨던가.. 하여튼 받아가는 재벌이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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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오오 기나긴 하루, 아니 상대에 따라서는 짧은 하루. 상대적인 시간. 무의한 듯 그닥 무의미하지 않은 하루. 근데 말이죠, 기도는요, 아무렇게나 해도 된데요 ㅎ 마음만 진실하면요 ㅎㅎ(<-괜히 끼어들고 있는 괭냥;;;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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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momogun - 2009/09/08 14:45
    아...그거 후작 만들고 있느중입니다. 우걀걀



    그나저나 모모군님 블로그 들어가본지도 꽤 된듯한데 들가야겟군요 ㅈㅅㅈㅅ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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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마가진 - 2009/09/08 15:02
    감사합니다 ^^;



    그런데...그 억만장자 이야기....꽤 단순한 문제는 아니군요..음...댓글에서 이렇게 좋은 말씀 해주신 마가진님....



    드린것도 없는데...매번 받기만 하는군요...



    어떻게 보답을 해야할지 ..쿨럭~ 뭔가 생각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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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검은괭이2 - 2009/09/08 15:04
    오호...그런거군요 ㅋ



    사실 혼자 이러쿵 저러쿵 생각따위들이 많다보니 ㅋㅋ



    검은괭이님처럼요 ^^ㅋ



    좋은 하루 되시길~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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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블로그 하는 순간만큼은 시간이 잘 가지 않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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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Mr.DJ - 2009/09/08 18:30
    ㅎㅎ 글하나 쓰면 오늘하루 gg더군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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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글 한번 쓰기 시작하면 정말 하루가 금방 후딱..ㅋㅋ

    글 너무 재밋어요~ 요로코럼 접대 맨트 하나 날리고 갑니다~ㅋㅋ 편안한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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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많은 생각들로 보낸 하루군요 :-)





    여담으로 기도는 그냥 누리면 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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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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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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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드자이너김군 - 2009/09/08 19:37
    아핫핫...글 너무 재밋어요...라는 댓글...ㅋㅋㅋ 센스 쩌시는 김군님.. ㅋ 감사 코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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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Joshua.J - 2009/09/08 21:38
    음.....그런거군요 ^^;



    근데 왠지 나태함같지 않나요? 매번 혼자 그것때문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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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Anonymous - 2009/09/09 10:50
    ㅋㅋ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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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Anonymous - 2009/09/09 16:27
    아.....그렇게 받아들여지셨겠군요 ^^;



    아핫핫 의도되지 않은.....ㅋ





    여튼 오늘 이야기는 옛날이야기에요 ^^;ㅋ





    순서가 뒤죽박죽 이라...그렇게 생각을 하셨을듯 ㅋ 그 스피커 이쁘더군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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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하루가 저렇게 긴데...

    전 왜 짧게 느껴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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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스마일맨 - 2009/09/10 14:10
    읔...저도 엄청나게 짧게 느껴진다능 -_-;



    나이가....들어서 그런건 아닐까 쿨럭~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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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전 지금 기도를다시할까 합니다. 이상한 바벨의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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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광대가되어줄께! - 2009/09/12 20:46
    좆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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